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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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일상다반사 2020. 10. 6. 22:05
너무 많은 일들이 몇달 간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병원진료는 축소되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공공의대 설립관련 전공의,전임의 파업이 있었다. 유래없는 온라인 학회가 개최되었고, 온라인 발표, 온라인 라이브 수술에, 갑자기 타의로 시작하게된 팀 유튜브, 홍보영상제작, 외과 전공의 모집 영상, 김수태 선생님 다큐제작 .... 수술과 진료가 줄어드니 그만큼 다른 일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본격적으로 2ND JOB을 시작하는 찰나에 떨어지는 일들이 앞을 가로막는 것 같다. 미래에 대한 걱정은 잘 안하는 성격인데, 뭐 어떻게 흘러가든 그때그때 최선의 선택을 하면 된다는 마인드인데, 몇 달간은 많은 고민이 있었다. 잊을 만하면 내년에 어떻게 할거냐는 여럿의 질문에 답할 말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한번도 여기를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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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자마자...일상다반사 2020. 4. 24. 21:56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계획을 해보던 찰나에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3년간 병상에 누워계셨는데...월요일 아침 첫수술에 들어가기 직전 전화를 받았다. Arrest 났다고...마음의 준비를 어느정도는 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갑자기 가실 줄은 몰랐는데, 급히 KTX 열차표를 끊고 대전으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열차 안에서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조금 전 임종하셨다고... 그동안의 시간이 주마등 처럼 지나갔다. 아버지는 늘 우리에게 산같은 존재였다. 어릴 때는 180cm에 100kg의 풍채가 좋으신 아버지의 모습이 너무나 크게 느껴졌는데, 정년을 하고 집에 계실때는 조금은 외로워 보이는 느낌이었다. 한번도 우리에게 화를 내신적이 없고, 소파에 쓰러져 자고 있는 아들들을 번쩍 들어서 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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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삶일상다반사 2020. 3. 25. 14:49
나는 간이식을 전공하고 있는 외과의사다. 나름 기존의 틀에서 성공한 인생을 살아오고 있었지만, 요즘 들어 느끼는 건 한 가지 일만 하고 평생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고, 아깝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아직 본업도 궤도에 오르지 않았는데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건 좀 무리한 행동이 아닐까라는 걱정이 들긴 하지만... 이 분야는 적어도 50 중반은 되어야 '아 나 이제 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만한 어려운 분야인지라 그때 다른 일을 시작하면 너무 늦은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알고 있던걸 10년전 20년 전에 알았더라 면... 그때 시작했더라면...이라는 후회가 들기 전에 하고 싶은 것을 최대한 많이 해보려 한다. 아이 넷의 아빠로, 어깨가 무겁지만 이런 결정의 모든 목적은 블로그의 제목처럼 "우리..